다이슨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청소기? 헤어드라이기? 맞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바로 딸기 농장입니다.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은 다이슨이 2013년 영국 링컨셔에 설립한 지속 가능한 농업 법인이에요. 기술과 과학으로 새로운 식량 생산 방식을 실험하는 곳이죠.
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로 유명한 다이슨이 이제는 '기술로 농업을 혁신한다'는 목표로 순환형 스마트팜과 미래형 농장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기술 혁신 기업이 왜 농사를 짓는지, 미래 농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기후가 바뀌면, 식탁도 바뀐다
요즘 뉴스를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식품값 폭등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비 한 번, 더위 한 번에 농산물 값이 들쭉날쭉하고, 예전에는 한국에서 자라기 힘들던 작물이 자라기 시작했어요. 반대로 우리가 매일 먹던 과일 중 점점 귀해지는 것들도 생기고 있죠.
"언젠가 내가 좋아하던 과일을 못 먹게 되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기업들이 농업에 주목하는 거예요. 그 중 다이슨은 "기술로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기술 회사가 농업에 주목한 이유

다이슨이 농사에 뛰어든 건 우연이 아니에요.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 시골에서 자랐고, 어릴 때부터 감자를 나르며 농업의 어려움을 직접 겪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013년, 다이슨은 영국 전역에 걸쳐 3만 6천 에이커(약 강남구 3.7배) 규모의 땅을 사들였어요. 첨단 기술 제품을 만들던 사람이 농사에 관심을 가진 게 의아해 보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기술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늘 같은 목표였어요.
제임스 다이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농업은 기술 혁명을 이끌 수 있는 진짜 기회가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기계, 역학, 과학을 통해 사물을 개선하고 재생 가능한 방식을 찾는 것, 그게 바로 다이슨이 지금까지 해온 일이니까요.
다이슨 파밍, 딸기 농업에 적용된 기술
현재 영국은 겨울 딸기의 90%를 수입하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비행기로 한 번 운송할 때마다 평균 2,351마일을 오가며 막대한 탄소가 배출됩니다. 환경뿐 아니라 식량 자급률과 경제에도 심각한 부담이 되죠.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전 세계 산림 파괴의 80%가 농업 때문이에요.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래서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은 기술로 농업을 완전히 재설계했어요. 순환형 농업 시스템을 만들어 딸기를 키우고, 남은 부산물로 에너지를 생산해 온실을 다시 가동하는 구조죠. 이제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게요.
✅ 하이브리드 수직 재배 시스템

링컨셔 캐링턴에 있는 다이슨 파밍의 온실은 약 10만 5천 제곱미터(약 3만 2천 평)예요. 길이 760미터의 거대한 유리 온실 안에 1,456개의 딸기 줄과 122만 5천 그루의 딸기 묘목이 자라고 있습니다. 연간 1,250톤 이상의 고품질 영국산 딸기를 생산할 계획이에요.
특히 눈에 띄는 건 다이슨의 5.5미터 높이 회전식 수직 재배 시스템입니다. 거대한 관람차처럼 생긴 구조물에 딸기를 배열하고 빙글빙글 돌리면서 햇빛을 고르게 비춰요. 두 개의 알루미늄 장치가 딸기 트레이를 회전시켜 모든 식물이 자연광에 고르게 노출되도록 합니다.
이 획기적인 방식 덕분에 수확량은 무려 250% 증가했고, 과일의 품질도 크게 좋아졌어요. 겨울에 햇빛이 부족할 때는 LED 조명으로 보충하고, 혁신적인 관개 및 배수 시스템은 뿌리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이 회전식 설계는 단순히 균일한 빛 노출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다이슨이 더 작은 공간에서 더 많은 딸기를 재배할 수 있게 해줘요. 농장 면적을 최소화하면서 수확량을 극대화하는 거죠.
✅ 로봇들이 일하는 미래 농장

다이슨 파밍의 온실에는 로봇이 사람처럼 일해요. 이들은 단순한 자동화 장치가 아니라,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농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먼저 자외선을 방출하는 로봇이 정기적으로 통로를 순찰하면서 딸기를 케어합니다. 이 로봇들은 딸기 자체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강한 자외선으로 잎에 생긴 곰팡이와 흰가루병을 제거해요. 덕분에 화학 물질 사용이 크게 줄어들어 환경과 우리 식탁 모두에 안전합니다.
또 다른 로봇은 더 창의적으로 작동합니다. '곤충 배포 로봇'은 식물에 유익한 곤충들을 풀어놔요. 이 작은 곤충들이 진딧물 같은 해충의 천적이거든요. 생물학적 해충 방제를 통해 합성 살충제의 필요성을 더욱 줄이고, 딸기를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거죠.
가장 정교한 작업은 수확 단계에서 벌어집니다. 16개의 로봇 팔이 시각 감지, 물리적 조작, 로봇 전지가위를 사용해서 가장 잘 익은 딸기만을 선별하고 수확해요. 딸기에 상처를 입히거나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최고 품질의 딸기만 포장 구역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거죠. 기계지만 정성과 기술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되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 100%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순환 시스템

다이슨 파밍의 혁신은 딸기 재배를 넘어섭니다. 시스템 전체가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거든요. 유리 온실은 다이슨 파밍의 혐기성 소화조(산소 없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시설) 바로 옆에 있어요. 주변 밭에서 거둔 작물을 소화조에 넣으면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가스가 발생합니다. 이 가스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거죠. 생성된 잉여 열은 온실 난방에 사용되고, 소화조에서 남은 소화액은 인근 밭에 유기 비료로 재활용됩니다.
더 나아가 760미터 길이의 지붕에서 빗물을 모아 식물에 급수하고, 시설은 가능한 한 자연 채광을 활용하며 필요할 때만 인공 조명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요. 버리는 것이 거의 없는 완벽한 순환 농업이 완성된 것입니다.
앞으로 농업이 어떻게 바뀔까?

다이슨 파밍의 엔지니어 앤젤 앤젤로프는 이렇게 말했어요. "이것이 농업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비전입니다. 최소한의 투입으로 지속 가능한 식량을 재배하고, 생산량을 극대화하며,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딸기 수확량을 늘리는 것만이 아니에요.
수직 농업은 넓은 토지 개간 없이도 가능하고, 도시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습니다. 물류 배출량과 토지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거죠. 영국이 겨울 딸기를 자급자족하게 되면 어떨까요? 수입에 필요했던 엄청난 항공 운송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럼 당연히 탄소 배출도 확 줄어들겠죠. 이건 단순한 식량 생산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과도 직결되는 문제예요.
마치며

한 책에서 농업을 이렇게 비유합니다. "산업을 축구에 비유하면 반도체나 자동차는 공격수이고, 농업은 최종 수비수다." 농업이라는 기반이 꾸준히 유지되어야 다른 첨단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다이슨 파밍을 보면서 "우리가 식탁 위의 풍요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후 위기 시대, 식량 문제는 이제 개개인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입니다. 그래서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의 시도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단순히 딸기를 키우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술로 지구의 식탁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다이슨이 말했듯이, "농업은 기술 혁명을 이끌 수 있는 진짜 기회"예요. 다이슨 파밍이 보여주듯이, 이 혁신은 이미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