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어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삼성과 애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낫싱(Nothing)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낫싱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칼 페이(Carl Pei)의 한마디였습니다.
"요즘 테크 제품들은 너무 지루해졌습니다." 이 말은 유독 오래 제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감정은 사라졌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거의 모든 물리적인 디바이스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카메라도, 음악 플레이어도, 지갑도, 지도도 모두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의 모습은 점점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물리 버튼은 사라지고, 결국 유리와 금속으로 된 검은 직사각형만 남았습니다.
칼 페이가 말한 '지루함'이란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왜 이 제품을 쓰는지에 대한 감정적인 이유가 사라졌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그에게 지금 테크 시장은 기능은 넘치지만, 개성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결과물이 바로 낫싱(Nothing)입니다.
Nothing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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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etpeid
2020년, 칼 페이(Carl Pei)는 자신이 공동 창업한 OnePlus를 떠나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낫싱(Nothing)을 설립합니다. 회사 이름부터 파격적이었습니다.
'Nothing. 아무것도 없다.'
이 이름에는 명확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불필요한 기능은 덜어내고,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사람의 감정적 경험을 다시 중심에 두자. 즉, "기술이 주인공이 아니라, 사용자가 주인공이 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시작은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흥미로운 점은 Nothing의 첫 제품이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Nothing은 첫 번째 제품으로 Nothing Ear (1) 무선 이어폰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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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투명한 디자인과 내부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파격적인 비주얼은 이 제품이 '예쁘기만 한 디자인'이 아니라 '기술을 숨기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남겼습니다.
이 반응을 통해 Nothing은 확신하게 됩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테크 제품에서 '새로움'과 '설렘'을 원한다.
그리고 등장한 Nothing Phone
그 확신의 연장선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Nothing Phone 시리즈, 그리고 그 출발점이 된 모델이 Phone (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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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Nothing Ear (1)에서 선보였던 투명한 디자인과 빛으로 소통하는 Glyph 인터페이스를 적용했습니다. 내부 구조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Phone (1)은 '완벽한 스마트폰'이라기보다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에 던지는 질문에 가까웠습니다. '왜 스마트폰은 다 똑같아야 할까?', '왜 기술은 감정을 자극하지 못할까?'
2025년, 낫싱폰 3a의 등장
2025년 3월, Nothing은 최신작 낫싱폰 3a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습니다. 40만원 후반대 가격에 6.77인치AMOLE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7s Gen 3 프로세서, 50MP 트리플 카메라, 5,000mAh 배터리, IP64 방수 등급을 갖추고 있습니다.
낫싱폰 3a는 디자인만 앞세운 제품이 아닙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Nothing만의 개성을 경험할 수 있는 가성비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포지셔닝했습니다.
깔끔한 기하학적 형태, 평평한 표면, 직선적인 측면이 특징입니다. 일본 아이코노그래피와 60~70년대 산업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이전 모델보다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다들 감출 때, 드러내는 과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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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낫싱폰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역시 후면의 투명한 디자인일 것입니다.
걷어내고 덜어내면 남는 건 투명뿐이다. 그래서 낫싱 디자인의 핵심은 투명함과 화이트 계열의 컬러입니다. 마치 회로가 튀어나온 듯한 독특한 디자인의 외형은 기존의 '감추는' 스마트폰 디자인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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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재료를 있는 그대로 겉으로 드러내는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과도 같은 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테일까지 '낫싱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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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투명성을 바탕으로 낫싱은 인간의 따뜻함과 최첨단 공학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디자인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낫싱폰은 큰 디자인뿐 아니라 작은 요소들에서도 브랜드의 일관성이 드러납니다.
확실히 그래픽과 디자인의 일관성에 많은 신경을 쓴 모습이 느껴집니다.
1. 디지털의 최소 단위를 점으로 표현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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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낫싱은 디자인에 '점(dot)'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디지털 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픽셀을 점으로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낫싱은 기술을 "화려하게 포장"하기보다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 드러내는 걸 선택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트는 '불완전함'을 전제로 합니다. 매끈한 곡선이나 완벽한 선과 달리, 도트는 언제나 틈과 여백을 남기죠.
2. 산업적 미학 (Industrial Aesth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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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낫싱의 디자인은 화려함보다 정밀함에 가깝습니다. 반복되는 원과 선은 마치 기계적인 패턴과 공업 제품 같은 질서감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예쁘다"를 보여주기보다는 깔끔하고 "잘 만들었다"는 인상을 먼저 주게 되는 것이죠.
3. 절제된 색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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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Glyph 인터페이스의 그래픽에 비해 UI의 컬러는 화려하지 않은 것이 낫싱의 특징입니다. 블랙과 화이트를 중심으로 레드 포인트가 만드는 강한 대비를 보여줍니다. 색으로 튀기보다 구조와 레이아웃으로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4. 빛으로 소통하는 Glyph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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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hing
낫싱폰의 또 하나의 독특한 기능은 바로 Glyph 인터페이스입니다. 후면에 배치된 LED 조명인데요,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전화가 오면 빛이 켜지고, 타이머를 맞추면 진행 상황을 보여주고, 음악을 틀면 리듬에 맞춰 반짝입니다.
마치 폰이 빛으로 말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히 연락처나 앱마다 다른 빛 패턴을 설정할 수 있어서, 화면을 보지 않아도 누가 전화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회의 중이거나 폰을 뒤집어 둔 상태에서도 중요한 알림은 놓치지 않을 수 있죠.
컨셉에 진심인 브랜드
디자인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디자인도 언젠가는 익숙해지고, 익숙함은 지루함으로 바뀌기 마련이죠. 낫싱은 단순히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 브랜드"가 아닙니다. LG, 모토로라, 베가 등 많은 기업이 스마트폰을 만들던 2010년대는 스마트폰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기술과 디자인이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스마트폰은 완성형 제품에 가까워졌고, 시장에서 살아남은 소수 기업만이 제품을 만들고 있죠.
메가트렌드가 사라지고 트렌드가 세분화되는 지금, 스마트폰 시장에도 다시금 취향의 다양성이 필요한 시기가 오지 않을까요? 낫싱폰 3a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브랜드는 그 브랜드만의 '다움'이 드러나는 게 특징입니다. 낫싱이 바로 그런 브랜드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됩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성능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들을 꾸준히 개선하고 낫싱스러움을 계속 전개해 나간다면, 소비자들에게 더욱 긍정적인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낫싱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